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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에서 생긴일
    끄적끄적끄적 2022. 11. 1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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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회사를 나오니 10시였다. 이쯤이면 지하철에서 앉아서 갈 수 있겠지라는 나의 생각은 오산이었다. 무거운 노트북을 왼팔에 걸고 지하철에 올랐을 때 술냄새가 진동을 하고 지하철은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노트북을 다리사이 바닥에 내려놓고 핸드폰을 보며 가다가 임산부석 옆 빈자리에 앉았다. 임산부석에는 30대 후반의 여성분이 앉아있었고 그 옆, 문 손잡이를 잡은 술 취한 30대로 보이는 남자분이 휘청거리며 졸고 있었다. 나는 살짝 불안한 마음이 갑자기 들었지만 별일 있겠어? 하는 마음과 천근만근 녹초가 된 몸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앉아가기로 하고 핸드폰을 보며 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옆에 앉아있던 여성분이 갑자기 에이씨 진짜 이러시는 거였다. 깜짝 놀라 옆을 보니 술 취한 남자분이 졸면서 여자분 무릎에 침을 흘리고 있었다. 으악!

    우리는 순식간에 자리에서 일어났고 여자분은 씩씩거리며 피하셨고 나도 깜짝 놀라 다른 자리로 피해서 앉았다. 남자분도 스스로 놀라 깨셨고 그리고는 조용히 몇 정거장 지나갔다.

    여전히 그분은 휘청휘청 몸을 가누지 못하고 문에 기대어 가시다가 넘어졌다가 일어나셨다가 바닥에 쭈그려앉았다를 반복하다 빈자리에 가까스로 앉으시는 모습을 보고 나는 내렸다.

    나는 갑자기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분은 집까지 잘 가셨을까? 오늘은 월요일인데 첫 주의 시작부터 술을 저렇게 많이 마셨을까? 내일 술이 깨면 기억은 날까? 숙취는 어쩌려나? 출근은 할 수 있으시려나? 몸이 엄청 피곤하겠다. 등등

    출근하는 모든 이들에게 월요일은 제일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오늘 아침 5분 단위로 알람을 맞추고 몇 번 만에야 겨우 일어났다. 죽을 맛이다. 하지만 출근한다. 다들 나와 비슷하겠지 싶다. 지하철에서 그분도 힘들고 고된 하루였겠지. 우리는 오늘도 무사히 잘 넘겼다. 비록 나는 야근을 했고 일은 못 끝냈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 고생한 우리에게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주자. 내일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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